오늘도 멋진 내가 되는 주문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콥스하버’ 라는 도시에 와서 농장에서 일을하며 노마드 라이프로 지낸지 삼주째, 각자의 이유를 갖고 이 곳에 모인 다양한 경험과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이유를 갖고 이 곳에 와있기에 개개인이 경험하고 있는 ‘일의 기쁨과 슬픔’은 다를텐데요. 저는 요즘 슬픔보다는 기쁨에 집중하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어서 감사해요. 몸으로 하는 일의 묘미 소위 화이트컬러류의 일만 해온 내가 과연 몸을 써서 하는 일에 적응할 수 있을까, 두려움 반 호기심 반이 있었던 것도 사실인데요. 이 완전한 일차 산업의 일을 하며 지금까지는 크게 몸이 힘들거나 다치는 일 없이 남들 하는 거 따라가고 있는 수준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하루에 블루베리를 서른 바구니쯤 딸 때, 나는 열다섯- 스무 바구니쯤 따는 수준이라면 아시겠죠. 몸으로 하는 일의 묘미는 ‘무엇이 잘못 되었고 무엇을 개선하면 좋을까’가 아주 명확해서 그것을 하나씩 개선해보면 퍼포먼스(일의 해서 얻는 것의 성과)가 개선되는 것 또한 피부로 직접 체감할 수 있다는 건데요. 예를들어 바구니에 블루베리를 넣는 방식을 바꾸거나, 꽉 찬 블루베리 바구니를 제출하러 가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 등으로 그날의 퍼포먼스를 늘릴 수가 있죠. 덜 익거나 익지 않은 블루베리 (레드, 그린이라고 불림)를 골라내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도록 최대한 질 좋은 블루베리만을 따서 바구니에 넣어야하는데요, 이 작업을 잘 해낼수록 결과적으로 상품가치가 있는 블루베리를 많이 제출할 수 있기 때문에 퍼포먼스에 큰 영향을 줍니다. 몸이 얼마나 정확하고 솔직한지는 알고 계시죠? 탄수화물이나 MSG가 가득한 음식 (예를들면 라면 같은)을 먹고 난 뒤의 하루와 단백질/ 채소 위주의 건강식 식단을 먹은 후의 퍼포먼스 또한 크게 체감이 돼요. 아마 제가 서른 즈음의 나이가 되어서 더 그런 걸 수도 있겠네요. 그러나 건강식만 먹고 살 수는 없으니 라면이나 정크푸드, 탄산 같은 것들도 절제는 하되 가끔 너무 먹고싶을 땐 먹어요. 사람에 대해 공부하고 알면 알수록 사람은 그렇게 금욕적으로 살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가 아닌 것 같아요. 이 얘기는 나중에 더 할게요. 아무튼, 시드니에서 잘 지내던 나날을 정리하고 호주의 시골에 와서 1년짜리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더 연장하기 위한 명목으로 88일간의 농장 라이프를 선택한 것, 지금까지는 너무나 만족하는 결정입니다. 언제든 ‘Comfort Zone’을 벗어나는 선택을 하는 것은 현재 누리고 있는 것들을 잃는다는 두려움을 주기 때문에 우리의 ‘안정욕구’를 건드립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늘 어떤 선택을 하기 전에 확신이 들기 전까지는 많은 고민을 하고, 결단을 내리기 전까지 결정을 여러번 번복하기도 하는데요. 그 과정을 거치는 동안 강하게 올라오는 ‘안정욕구’를 누르고 내려진 결단은 언제든 번복이 없는 것 같아요. 그 결정들은 첫째, 이성보다 직감이 이끄는 것일 경우가 많았고요. 둘째, 새로운 나를 만나게 될 성장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일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동안 안 해봤기 때문에 두려운 것, 그래서 피하고 싶은 감정이 드는 것을 거듭 고민한 끝에 시도하면 우리는 조금 더 멋진 사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 양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하는 것 멋진 사람이 된다는 건 사실 양적인 성장과는 좀 다른 개념 같아요. 8개월 전에 호주로 떠나올 때만 해도 저는 양적인 성장에 집착했어요. 이런 경험을 해서 이 곳의 경험을 쌓으면 이 쪽으로 커리어를 만들 수 있고, 이 곳에서 추천서를 받으면 이 분야의 길이 열리고 등등등.... 당시에는 질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사실은 양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춘 거였더라고요. 그때보다 지금 고작 몇개월 더 살았지만, 크게 삶의 대세를 거스르는 선택을 하면서 얻은 것은 그야말로 질적인 성장입니다. 어른들이 하라고 하는 것을 거스르거나, 대다수가 동의하는 것에 의문을 던지고 직감을 따르거나 하는 것들이요. 그런걸 하는 주체는 나 자신이기때문에 무엇을 해도 그 책임은 내가 진다는 ‘자유의지’를 갖고 행동하는 힘이 있고요, 그 힘은 결과적으로 멋짐을 가져다 주는데요. 제가 정의하는 멋짐은 유연함이에요. 먼저 생각나는 건 ‘실패할 수도 있지만, 뭐 어때, 나한텐 다시 복구할 수 있는 힘이 있어’ 같은 거예요. 심리학에서 말하는 레질리언스(Resilience) 개념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또 다른 개념으로는 ‘지금 이 모습을 어느 틀 안에 가둬두거나 꼭 이름지어서 박제하지 않아도 괜찮아’ 같은 건데요. 나를 포함해서 어떤 대상을 하나의 고정된 상태로 가둬두고 정의하지 않는 것입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들은 고정되어있지 않고 시시각각 변화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처럼요. 나도 사람들도 그리고 사람들과 나의 관계도 언제든지 변할 수가 있다라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사고가 확장되었어요. 그 어느때보다도 자연스럽게요. 그래서 현재에 메이지 않고 또 미래에 저당잡히지 않는 삶을 사는거죠. 그저 내 앞에 주어진 것들을 하나씩 클리어하면서 질적으로 더 멋진 사람이 되어나가는 과정을 즐기는 것, 양적인 성장에만 목말라있던 우리에게는 너무 높은 수준의 삶 같이 느껴지지 않나요. 제게는 그랬어요. 그 와중에 가끔 ‘내가 뭐 하고 있는거지’라는 현타가 찾아올 때도 있으니 무작정 에너지가 고조되기만 하지는 않는 나날들이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우정을 나누는 사람들에게 망설이지 않고 연락합니다. 한국이든 호주든, 미국이든 서로를 아끼고 진심으로 마음을 내줬던 사람들은 어디서든 그 마음에 응해주리라는 걸 더 절실히 느껴요. 그들과 보내온 서른 이전의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이뤘음을 알고, 생각해보면 힘든 때도 있었지만 그걸 겪어온 나와 그들이 자랑스럽기도 하고요. 그 감정들이 지금 이 곳에서 힘들 때도 있지만 그것 또한 잘 겪어낼 힘을 줍니다. 그러니 언제든 나와, 우정을 나누는 사람들이 서로의 바운더리가 되어줄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다정한 마음으로 살아봐요. ‘오늘도 멋진 나, 나를 포함한 일상의 존재들에게 다정한 사람이 된다’는 주문을 겁시다. 사실은 매일같이 벌레와의 사투를 벌이는 쫄보,프리워커 그레이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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